[기자수첩] 김정은위원장, 경제건설 강조의 숨은 뜻은
[기자수첩] 김정은위원장, 경제건설 강조의 숨은 뜻은
  • [기자수첩] 허정원기자
  • 승인 2019.10.21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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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강한 군사 대국의 면모보다 ‘경제 건설’을 강조했다. 미국 중심의 유엔 경제 제재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북한의 선택은 의외로 간단할 수 밖에 없다.

대외 수출 및 수입이 막혀버린 북한의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적으로 자력갱생 해야만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인정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역시 미국의 반대로 한발짝도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북미 실무 핵협상이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과도 일맥상통한다. 대대적인 유엔 경제 제재 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단결력 강조가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북한은 이미 북미 협상 이전에 수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무력시위를 통해 미국과 한국에 충분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 의외로 빈손으로 돌아온 북한이 창건 기념일에 다시 무력시위를 펴는 것은 실익이 없고, 북한 주민들을 다독이는데도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쿠데타를 통한 정권 교체는 대부분 식량 문제에서 비롯된다. 2011년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를 휩쓸었던 ‘아랍의 봄’ 역시 급격한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분노에 휩싸인 민중들이 독재 정권에 대항하면서 발생했다. 기아에 허덕이는 성난 군중의 함성은 군사력으로도 막기 어렵다는 역사적 교훈이 입증된 셈이다.

북한은 오랫동안 통제 경제를 통해 주민들의 불만을 억누르며, 대외적 무력시위로 내부 결속을 추구해왔으나, 상황이 그리 여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평양 일대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당의 통제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많다.

북한은 이제 미사일 발사의 무력 시위 행동을 잠시 자제하고, 경제건설을 강조하며 식량난 해소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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