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책임일꾼 싹 바꿔라" 평양종합병원건설 현지 지도서 강한 질책
김정은 "책임일꾼 싹 바꿔라" 평양종합병원건설 현지 지도서 강한 질책
  • 김옥자기자(북한학박사)
  • 승인 2020.07.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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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이 지원언급한 바로 그 병원, “마구잡이식 공사”
박봉주 김재룡 등 고위간부 호통치는 김정은 사진 보란듯 내보낸 北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9일만에 공개 현지지도에 나선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에서 책임자 교체를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0일 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9일만에 공개 현지지도에 나선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에서 책임자 교체를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0일 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찾아 마구잡이식의 공사진행에 대해 강하게 질책하면서 책임자 전원 교체를 현장에서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0일 일제히 보도했다.
김위원장은 특히 정확한 일정과 예산, 건설자재 수급관 관련한 체계적인 대책없이 주민들에게만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며 현장에 배석했던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등 행정부 경제관련 고위간부들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특히 "김정은 동지께서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며 "건설연합상무(태스크포스.TF)가 아직까지 건설예산도 바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경제조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질책했다고 전했다.
즉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질책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등으로 병원 건설에 쓰일 자재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위원장의 이 같은 질책성 현지 지도 모습을 북한 매체들이 여과없이 내보낸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정치적 목적이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경제 현장에 직접 현지 지도를 나간 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이후 79일 만이다.

평양종합병원은 북한이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상징물로 건설하는 시설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7일 병원 착공식에도 참석해 10월 10일(당 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으라고 지시하는 등 자신의 야심작으로 평가돼 왔다.

이후 박봉주 부위원장과 김재룡 총리가 공사건설 현장을 수시로 찾으며 건설에 진력해왔다. 노동당과 인민군의 최정예 부대들이 공사에 투입됐고, 자원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병원의 골조 공사는 거의 마무리한 수준이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이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강도 높게 질책하고 나선 것이다. 
당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건설연합상무가 아직까지 건설예산도 바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경제조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북한) 인민들을 위하여 종합병원 건설을 발기하고 건설작전을 구상한 의도와는 배치되게 설비, 자재 보장 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음에도 예산이나 자재 수급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질타했다는 얘기다.

김정은위원장은 20일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 현지 지도에서 "설비, 자재 보장 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고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 해서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다"며 건설연합상무를 질책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번 현지 지도에는 박봉주•박태성 당 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총리 등이 함께 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위원장은 20일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 현지 지도에서 "설비, 자재 보장 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고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 해서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다"며 건설연합상무를 질책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번 현지 지도에는 박봉주•박태성 국무위 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총리 등이 함께 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건설 책임자 교체라는 극약 처방도 내렸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현지 방문 사진 9장에서도 김 위원장의 못마땅해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건설연합상무가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써 인민들에게 부담을 들띄우고(지우고) 있고, 이대로 내버려 두면 우리 인민을 위한 영광스럽고 보람찬 건설투쟁을 발기한 당의 숭고한 구상과 의도가 왜곡되고 당의 영상에 흙탕칠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질책했다.

북한은 병원 착공식 이후 각 단위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원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는데, 이 지원사업이 주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게 북한 매체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위해 해외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에게 1인당 100달러 이상을 '충성자금'으로 상납하도록 했고, 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일본 도쿄신문은 이달 초 보도한 적도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의 행보에선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읽힌다.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건설 자재 등을 자체 조달하는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인민의 자발적 지원'으로 메우려다 보니 민심 이반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북한이 지향하고 있는 최고급 병원을 건설하기 위해선 많은 예산과 외부 의료장비 반입이 필요하다”며 “김 위원장의 눈높이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건 대북 제재와 코로나 19속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사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질책을 공개적으로 보도한 건 그의 애민 사상을 강조하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이자 외부 세계를 향한 도움의 손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특히 김 위원장은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 해서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다고 호되게 질책하셨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았다. 2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된 평양종합병원 시찰은 전반적으로 경직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이번 평양종합병원 경제 시찰 보도에는 '질책'성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신문은 "건설과 관련된 경제조직 사업에서 나타난 심중한 문제점들을 엄하게 지적하시었다"라며 무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공개된 현장 사진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그대로 담겼다. 현지 지도에 나선 김 위원장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지난 5월 1일 순천린(인)비료공장을 찾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김 위원장이 간부들을 세워놓고 질책하는 듯한 장면도 노출됐다. 회의장에서 박봉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총리 등 북한 경제 최상위 책임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 위원장에게 별도의 지시를 받는 모습이 공개됐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를 향해 평양종합병원 건설연합상무 사업을 전면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책임자들을 전부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책임자 전면 교체의 배경에는 지원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동안 평양종합병원에 전국적인 역량을 결집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물자와 설비들을 병원 건설장에 투입해왔다.


김 위원장은 "건설연합상무가 아직까지 건설 예산도 바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경제조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다"라고 간부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어 "우리 인민을 위한 영광스럽고 보람찬 건설 투쟁을 발기한 당의 숭고한 구상과 의도가 왜곡되고 당의 영상에 흙탕칠을 하게 될 수 있다"라며 격앙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착공식에 참석해 올해 계획했던 모든 건설 사업 일정을 미루고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세울 것을 지시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발발하자 병원 건설이 다른 건설 사업보다 우선시 된 것이다.

특히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선전하기 좋은 사업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관리하는 모습이 매체를 통해 자주 비쳤다. 지난 2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회의 주요 안건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이번 현지 시찰도 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여전히 직접 챙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불만을 표출한 것을 두고 건설 지원사업에 따르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그동안은 평양종합병원의 조감도와 설계도를 가려온 편이었는데 이날 보도에는 거리낌 없이 노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병원 외부 형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며 완공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더 숨길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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