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병철 박정천 김정관 등 군수뇌부 강등 및 해임 확인
북한, 리병철 박정천 김정관 등 군수뇌부 강등 및 해임 확인
  • 반병희기자
  • 승인 2021.07.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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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방역 긴급 대응책 '식량 문제'로 김정은 질책 받은 듯
김일성 27주기 금수산궁전 참배 사진에서…'대미라인' 최선희 포착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27주기를 맞아 노동당 고위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 리병철은 첫째줄 상무위원들의 자리가 아닌 셋째줄로 밀려나 있어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통해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것이 확인됐다. 박정천은 군 차수 계급장을 그대로 단 모습으로 군 고위간부 줄에서 맨 끝자리로 밀려나 처벌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리병철이 노동당 최고위급 직책인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해임된 것을 비롯 북한 군 수뇌부들이 잇따라 해임 또는 강등된 사실이 8일 공식 확인됐다.
이에 대해 최근 악화되고 있는 식량난과 관련한 책임을 군부에 물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등을 해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 1면에 보도한 김일성 주석 27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 따르면 당초 북한 권력에서 5위 안에 드는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군 서열 1위였던 리병철은 김 위원장과 함께 참배 대열의 맨 앞줄에 선 다른 상무위원들과 달리 셋째 줄로 밀려났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노동당 비서를 겸임했던 리병철은 군 원수복도 입지 못한 채 정치국 후보위원 겸 당 부장들이 정렬한 사이에 인민복을 입고 자리했다.
셋째줄은 정치국 후보위원들이 서 있는 곳으로, 리병철은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후보위원급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 또 군복을 벗은 것으로 봤을 때 겸직하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서도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리병철과 함께 군 원수로 승진했던 '군 서열 2위'의 총참모장 박정천도 한 등급 낮은 차수 계급장을 달았고, 위치는 상장(별 세개)계급의 정경택 국가보위상 보다도 밀렸다.
특히 그동안 강등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군 서열 4위 김정관 국방상도 차수에서 대장 계급장을 달고 참배 행사에 참석했다.
군 수뇌부 4인방 중 권영진 총정치국장을 제외하고, 리병철을 필두로 군 고위급 간부들이 줄줄이 '문책성 인사'를 당한 셈이다.
지난해 나란히 군내에서 가장 영예가 높은 '군 원수' 칭호를 받으며 승진 가도를 달리던 리병철과 박정천이 불과 9개월만에 해임·강등되면서 징계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한편 첫째 줄에는 김정은 당 총비서를 비롯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섰다.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선출된 5명 중 리병철만 제외된 것이다.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업과 관련해 발생한 '중대사건'에 간부들의 책임을 묻고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등 간부들을 소환(해임)했다고 밝혔다. 
당시 리병철과 박정천(당시 정치국 위원 겸 군 총참모장)만 인선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손을 들지 않은 것이 포착되며 이들이 징계 대상자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이들 모두 김 총비서의 참배에 동행하면서 완전한 '숙청'은 아니고 정치적 입지를 축소하는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군 차수인 김정관 국방상은 이날 사진에서는 넷째줄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사진을 토대로 그의 계급이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중대사건'이 군의 비리와 관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추가로 징계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과학교육부장을 맡아온 최상건 당 비서는 이날도 식별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상건 본래의 지위를 고려하면 참석 대상자에 해당하나 식별되지 않아 신상에 변동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국 확대회의 의결에서는 아예 모습이 보이지 않은 바 있다.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으로 재입성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은 네 번째 줄에 위치했다. 정치국원은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등 30명 안팎으로, 도열 순서상 김 부부장은 정치국에 재입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직급이 강등됐다. 다만 이날 위치상 다시 당 중앙위 위원 자격으로 참배에 참석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비판 토론'에 직접 참여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재확인했다.

김 부부장과 함께 대미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당 중앙위 후보위원)도 이날 대열의 뒤쪽에서 포착됐다. 그는 지난 3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는 담화를 내면서 여전한 대미 입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징계 배경으로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에서 급선무로 떠오른 식량난을 시급히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이 비상방역 과정의 '중대사건'이라고 표현했지만, 확진자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전원회의 결정 이행과정에서 간부들의 태업을 집중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정치국 확대회의에 앞서 열흘 전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오랜 '봉쇄 방역'으로 식량난이 심각해진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명령'을 내리고 이에 직접 서명했다.
특별명령에는 각 지역의 군부대들에서 군량미를 풀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전시예비물자인 '2호미'를 풀라는 내용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난이 가중되자 김 위원장이 군량미라도 풀어 극복하려는 '특단의 대책'을 세운 셈이다.
심지어 김 위원장이 전 주민을 상대로 "현 난국을 반드시 헤칠(헤쳐나갈) 것"이라고 선서까지 했다.
그러나 군이라고 식량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군 고위간부들에게 책임을 물어 줄줄이 처벌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들 군 인사 모두 김 위원장의 참배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일각의 주장과 달리 숙청이 아닌 말 그대로 문책성 인사 성격이 강해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의 빈자리도 아직 다른 후임이 채워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정한 시일이 지나면 이들 모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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